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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각

20대, 아직은 흐릿한 커리어에 대하여

by edusa coach 2024. 7. 7.

요즘은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던 와중 문득 마주한 고요함이 반갑습니다. 카페에 자리잡아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러한 여유를 누릴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잊어버렸던 기쁨이 조금 차오르는 느낌입니다.

 

요즘들어 자주 하는 생각이 있다면 아래와 같습니다.

 

  1. MBA에 대한 고민 
  2. 다음 직장 및 직종은 어떻게 준비할지에 대한 고민
  3. 계속 직장을 다닐지에 대한 고민 (스타트업 혹은 사업에 대한 고민)
  4. 20대, 다시 돌아오지 않은 청춘에 누리고 싶은 것에 대한 고민
  5.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 (주변에 가까이 하고싶은 사람들에 대한 고민)

 


 

 

내가 이해하지 못하고 아직 개인적인 해결책도 찾지 못한 부분에 대하여 그럴싸한 말들로 포장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정말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은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지속됨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입니다.

 

사람들을 만나면 공통적으로 하게되는 이야기 중에 가장 큰 주제는 아무래도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고민인 것 같아요.

 

이러한 고민을 나누다 보면 서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결국 답은 찾지 못하고 '너도 힘들구나? 나도 힘든데' 하며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결론을 도출한 이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인생이 처음이라 많이 서투른 모습들을 경험하다보면, 가끔씩 내가 하는 고민들이 과연 필요한 고민일까라는 의구심까지 들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많은 생각들이 한번 일어나는 일이 아닌, 시간(term)을 두고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아요. 

 

즉, 정말 인생에 있어 중요한 고민이라면 제대로 날을 잡아서 짚고 넘어가야하는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거죠.

 

그렇게 하지 않을 문제라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될 문제가 아닐까? 하는 "what's the big deal?" (뭐가 그렇게 큰 문제야?) 할 만한 건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말입니다. 이 또한 생각하고 있다는 자체가 웃긴 일이지만요.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고민은 20대 중반이 되면 증폭이 되는 것을 느낍니다.

 

저를 예를 들어 보자면, 어린 나이에 미국에 유학을 오게되어 여느 누구처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하여, 학점 관리 및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며, 미국의 어느 회사에 취직을 하고 직장인으로 고만고만하게 삽니다.

 

내 인생에 특별한 게 있을까? 질문하면, 나름 그저 평범하게는 잘 살고 있다는 결론이 내려집니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나는 별다른 삶을 조금은 동경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최근들어 그 생각이 더 드는 것 같아요.

 

20대 중반의 나이에 가장 많이 고민을 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 조금 더 깊게 파고들어 보자면, 다른 나이대에 비하여 새로운 '시작'을 더 많이 하게되는 시기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한번 생각해볼까요?

 

20대 초반에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대학교에 입학하기고 하고, 때문에 새로운 지역으로 옮기기도 하고, 홀로서기를 처음 경험해보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친구관계를 쌓기도 합니다. 

 

20대 초반부터 중반까지의 나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사회생활 및 기대치가 '학생'으로써의 삶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특히 한인 및 한인 유학생의 경우, 부모님의 경제적 지지를 어느정도 혹은 전적으로 받으며 살게 됩니다.

 

아직 '학생'으로써의 신분인 나에게 크게 부담이 될만한 사건은 내가 엇나가지만 않는다는 전제 하에는 일어나지 않겠죠.

 

20대 중반이 되면 사회적인 기대치가 우리 삶에 부과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20대 중후반에 취업을 하게 된 사람들의 경우 경제적이든 생활의 부분에서든 대학교에서의 새로운 시작 및 독립과는 차원이 다른 부담이 생기게 됩니다.

 

이를 영어로는 'adulting' 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어른이 된다는 의미이죠.

 

제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지만, 20대 중반이 서른, 마흔이 된 나 자신이 다시 되돌아봤을때 과연 '어른'이라고 부르기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최근에 대학교때의 친구들을 대략 2년만에 만났는데, 컨설턴트로써 커리어적으로 성공했다고 볼만한 친구들이었기에 별다른 고민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막상 얘기를 들어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대학생때의 찬란했던(?) 기억을 회상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더군요.

 

새로운 지역으로 옮겼고, 새로운 커리어도 시작하였으나, 주변 친구들이 유학생의 경우는 집으로 돌아가거나 혹은 비자 문제로 인하여 미국 외의 나라로 이전하게 된 것으로 인한 아쉬움이 커 보였습니다.

 

여전히 마음 한 켠에는 지나간 좋은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크게 남아 있던 것 같더라고요.

 

그 시간을 돌아갈 수 없다고 혹은 재현할 수 없다고 굳게 믿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에 따른 문제는 이를 해결하려고 어떠한 노력도 하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려는 의지도, 혹은 마음의 힘도 예전에 비해 덜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대학을 다니던 그 시절에는 모든 것이 비교적 쉬웠던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물론, 저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금 하는 고민들이 예전에 하지 않던 고민인 것도 아닙니다. 단지, 나이가 조금 더 먹었고, 현실에 더 가까워졌을 뿐.

 

'시간'이 우리에게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는 그만큼 20대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기 때문인지, 혹은 20대가 다른 나이대에 비해 더 즐겁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시도해보지 못한 것들을 시도하기에 직장인의 삶은 너무도 한정적이고, 특히 툭하면 잘릴 수도 있는 미국 내에서의 직장생활은 한국에서보다 불안함을 더 많이 안겨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20대 중반이 더 어려운 이유는 삶의 방향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단지 취업에만 목을 매면 되었던, 그리고 학점관리만 잘 하면 되었던, 한마디로 남들이 다 가는 그 길을 어떻게 하면 잘 갈 수 있을지만 고민하면 되었던 20대 초반의 삶과 중반의 삶의 차이점은 아무래도 '나 자신'이 개척해가야 하는, 한마디로 답이 한 가지로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학을 가고, 취업을 하고, 승진을 하고, 이직을 하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는 그러한 평범한 사이클(cycle) 속에 과연 '나' 자신이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최근에 다른 직종을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이직을 하게 되었으나 여전히 불확실함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살다 하루하루 속에 주어지는 감사함 및 새로운 도전을 놓쳐버리지는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인생의 궤도(trajectory)라고 할까요?

 

생각의 무게를 빼고, 사회적으로 나에게 부과되는 기대를 빼고, 과연 나에게 기쁨을 주고 시간 가는줄 모르겠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하루에 30분만이라도 적어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싶습니다.

 

저에게는 그 중에 하나가 '글 쓰는 일'인 것 같기도 합니다. 벌써 몇 시간이 흐른지 모르겠네요.

 

추후 글에는 앞서 간략히 언급했던 각 고민에 대한 제가 찾아본 해결점을 몇 가지씩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의 이야기가, 혹시나 이 글을 읽고 있을 여러분께, 조금의 공감의 대상이 된다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