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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취업

끝맺음, 그리고 시작

by edusa coach 2024. 7. 17.

나의 고통과 슬픔이 누군가에게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이것은 연애를 경험한 사람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이들, 혹은 삶의 고통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2020년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해고가 일상화되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 감축을 이어갔고, 이는 대규모 해고로 이어졌습니다. ‘정리해고’라는 단어는 한국에서는 비교적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미국에서는 경제 상황에 따라 빈번히 발생하는 일입니다. 이는 ‘고용 의사 존중’ 원칙에 따라 비교적 쉽게 이루어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해고를 경험한 사람들이 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해고로 인한 슬픔의 5단계, 즉 부정, 분노, 협상, 우울, 수용을 겪은 사람들이 미국에서만 약 9.4백만 명에 이릅니다. 특히, 테크업계의 구조조정이 큰 이슈가 되었는데, 2024년 1월 마이크로소프트는 Activision Blizzard 인수 후 1,900명을 해고했고, 구글은 광고 판매팀에서 수백 명을 감축했습니다. 4월 테슬라는 글로벌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6,020명을 해고했고, 5월 아마존은 자회사 Twitch에서 500명 이상을 정리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살다 보면 이런 경험을 한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중 한 분, Lois Kim(김경숙)님은 본인의 해고 경험을 나누며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영감을 주는 분입니다. 현재 그녀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책을 출판하고 다양한 스피커 세션에서 활동하며 본인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자신의 치부를 공개하기 어려운 문화 속에서 그녀의 용기는 더욱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필자는 최근 김경숙님의 줌 세션 ‘비트윈 잡스’에 참여했습니다. 이 세션에서는 그녀의 인생관과 구조조정을 통한 해고 경험을 바탕으로 30여 명과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녀는 해고 후 갭이어 프로젝트 만들기, 새로운 루틴 세우기, 네트워킹 지속하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기록하기라는 5가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또한, 링크드인(LinkedIn) 프로필 작성 팁을 제공하며, Personal Branding Statement(개인 브랜딩 서술문) 작성법을 공유했습니다.

이력서 작성 또한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김경숙님은 AI가 이력서를 스크리닝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하면서, 유료 플랫폼 대신 무료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법과 70-75% 정도의 스크리닝 결과만 맞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해주셨습니다. 이력서는 3장을 넘기지 말고, 만약 2페이지를 넘어가야 한다면 페이지 하단에 ‘continued’를, 뒷장에는 ‘page 2’를 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줌 세션의 마지막 질문은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여러분은 묘비명에 무엇을 남기고 싶나요?” 필자는 “나는 이제야 만족한다”라는 문구를 떠올렸습니다. 

 

이 질문은 '비트윈잡스'의 핵심을 찌르는 질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항상 '다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데, 더 이상 다음이 없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할까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김경숙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알 수 없는 위로를 받았습니다. 하루키는 작가가 되었고, 루이스는 N잡러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스토리는 끝과 함께 찾아온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가 나에게 그랬듯, 많은 이들에게도 위로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아직 ‘다음’이 남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