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살다보면 다양한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특히나 어린 나이에 홀로 유학을 오게 된다면 더더욱 그렇죠.
만 14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낯선 타지에 와서 자란 저를 예로 들자면, 생활력이 강하다고 표현하기 보다는 '생존력'이 강하다는 표현이 더 알맞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그런 것 같아요. 어떻게든 버티게끔 만들고, 살아남아야 하는.
유학을 갈 수 있다는 옵션이 존재한다는 것이야 말로 남들에 비해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는 뜻이겠지만, 한편으로는 그 선택을 하였을 때 따라오는 책임감도 막중하다는 의미가 있겠습니다.
결코 만만치 않은 타지의 삶이 어쩌면 저자를 더 강하게 만든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일찍이 부모님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받는 혹은 관심받는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적응하며 새로운 사람들과 동거동락 하는 경험은 많은 이들이 대학생 시절부터 경험하는 삶이겠지만, 유학을 선택한 많은 이들은 어쩌면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살아남는 법", 즉 "독립하는 법"을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지만, 한 가지만 콕 짚어서 얘기하고 싶습니다.
삶의 전환점이 다가올 때 혹은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될 때 꾸준하게 실천하고 마무리할 것.
나에게 주어진 상황들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한 계기 또한 그저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 하나였을 수 있겠지만, 그 사이 수많은 고민들이 있었죠.
무슨 웹사이트를 사용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공감할 수 있을까, 또는 내가 과연 일을 병행하며 글을 쓸 시간이 있을까 하는.
생각만 주구장창 하다가 결국 시작도 못하고 포기해버리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결국 무엇이든간에 전환점이라고 생각되는 시점이든,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싶은 순간이든, 무엇이 되었던간에 꾸준함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고 동기부여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에 있어 버릴 경험은 없다고 믿는 저이지만, 가끔은 그 말이 두려워질 때도 있습니다.
과연, 내가 믿고 있는 이 말을 내가 잘 실천하고 있을까? 정말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은 맞을까?
왜냐하면, 어떤 전환점이 다가왔을 때의 내 태도를 돌이켜보았을 때 끝까지 완성시키지 못하는 모습들이 보였고, 그때마다 좌절 아닌 좌절 및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또한 버릴 경험이 아니었다는 것을 계속해서 되내이고 상기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버릴게 없다고 느꼈던 경험은 바로 '포기하지 않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살면서 우리는 작든, 크든 혹은 운이 좋지 않든, 좋든 어떠한 좌절의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러한 경험을 마주하는 태도가 결국 그 결과를 좌지우지 하는데요.
홀로 유학생활을 하면서 종종 좌절도 하고, 나 자신에 대한 실망도 하고, 주변인들에게 상처도 받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러한 상황들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던 자들이 결국 끝까지 미국에 남는 것 같습니다.
버티기 힘들다면 포기하고 싶은 것은 너무도 당연한 마음의 흐름입니다.
저 또한, 외국인 비자의 신분으로 미국에 7년 남짓 살며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신분으로써의 '자유로움'을 항상 동경하며, 혹은 부러워 하며 살았습니다.
신분으로써 자유롭지 않다는 것은 나의 선택이 제한적이라는 의미이고, 따라서 커리어를 정하는 데에 있어서도 수많은 고민들을 하였습니다.
3년의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를 받기 위해 STEM 전공을 해야할지, 대학원(Masters)을 가야할지, 또 비자 스폰서(sponsor)를 해주는 확률이 더 높은 전공으로 가야할지.
대학생 시절, 숨만 쉬면 했던 고민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하루도 걱정 없이 살아본 적이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게 절대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 때에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게 된 계기라고 믿습니다.
어쩌다 보니 운 좋게 붙었던 회사도 비자 지원을 해주는 곳이었으나, 다른 계기로 인해 영주권 비자를 받게 되었고, 그렇게 지난 3년 정도를 비자의 굴레에 벗어나 살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가오는 기회와 겪는 힘듦의 정도가 다르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이라 확신합니다.
미국 취업에 성공하지 못하여 한국을 가게 될 수도, 퇴학을 당할수도, 취업비자가 3번이상의 기회에도 나오지 않을수도, 혹은 갑자기 경기불황으로 인해 구조조정(layoff)를 당하게 되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는 것이 인생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이 모든 상황들이 저자의 주변 및 가까운 사람들에게 일어났던 상황들이고, 따라서 항상 대비를 해 두어야 하는 것이 미국, 즉 타지에서의 삶인 것 같습니다.
가까운 곳에 가족이 살고 있거나 기댈 언덕이 있다면 그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겠지만, 저의 주변에서 유학으로 미국에 오게 된 경우는 가족이 한국에 거주하거나 미국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족과의 독립된 경험을 아직 서른이 되기 전의 나이라면, 미리 해보는 것 또한 평생을 감사하게 될 귀한 경험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미국에서의 외국인 생활을 10년 넘게 하였기 때문에 들 수 있는 예시가 미국이라는 나라 뿐이겠지만, 유럽과 캐나다 혹은 아시아권의 나라에서도 생활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습니다.
한 곳에 머무르는 것의 의미는 '편안함' 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지루함' 일 수도 있겠습니다.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게끔 나를 더 푸시(push)해주는 곳이 저에게는 미국이라 확신합니다.
가끔은 현재 거주하는 곳이 지루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변화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두려울 때도 있습니다. 실패에 대한 혹은 좌절에 대한 면역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을 경우이죠.
오늘 기회가 된다면, 평소 생각해왔고 마음에 두고두고 남겨 놓았던 아쉬움 하나 바로 실천해보는게 어떨까 싶습니다.